달러구트 꿈 백화점 - 이미예

이미예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신비로운 꿈 백화점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소설입니다. 주인공 페니가 꿈을 판매하며 겪는 따뜻하고 기묘한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며 1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입니다.

나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판타지 장르는 자주 손이 가지 않는 분야였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서점에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라는 제목을 발견했습니다. 표지의 따뜻한 색감과 꿈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눈에 들어왔고, 자연스레 손이 갔습니다. 집에 와서 책을 펼치자마자 첫 페이지부터 몰입하게 됐습니다. 잠을 자야만 들어갈 수 있는 세계라니,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설정이었습니다. 이미예 작가가 풀어내는 이야기가 어떤 매력을 품고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꿈이라는 주제가 이렇게 현실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다가올 줄 몰랐습니다. 꿈을 사고판다는 발상이 신선했고, 단순히 기발한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감정과 이야기가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첫 장을 넘기며 나는 이미 이 백화점의 손님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주인공 페니는 꿈 백화점에 취직한 신입 사원으로, 나와 비슷한 사회 초년생의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녀가 백화점에서 처음 일을 배우고 손님들과 소통하며 성장하는 모습은 마치 나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했습니다. 특히 페니가 손님들에게 꿈을 추천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장면은 인상 깊었습니다. 각 손님마다 원하는 꿈이 다르고, 그 꿈을 통해 느끼는 감정이 다채로웠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 손님은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는 꿈을 사고 싶어 했고, 또 다른 손님은 잊고 싶은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악몽을 환불하러 왔습니다. 이런 에피소드들은 단순히 꿈을 파는 이야기를 넘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했습니다. 나는 문득 내가 꾸고 싶은 꿈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습니다. 아마도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함께했던 순간을 다시 떠올리는 꿈이 아닐까 싶습니다.

페니의 시선으로 본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단순한 상점이 아니라, 사람들의 희망과 아픔이 공존하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녀가 점차 백화점에 익숙해지며 자신만의 역할을 찾아가는 모습은 나에게도 작은 용기를 주었습니다. 어쩌면 나도 일상 속에서 나만의 꿈을 찾아가는 중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꿈을 사고판다는 설정입니다. 현실에서는 돈으로 물건을 사지만, 이 백화점에서는 꿈을 꾸고 난 뒤의 감정으로 값을 치릅니다. 이 아이디어가 참신하면서도 따뜻하게 다가왔습니다. 꿈을 통해 기쁨을 느끼면 그 기쁨이, 슬픔을 느끼면 그 슬픔이 대가가 되는 구조는 감정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책 속에서 다양한 꿈이 등장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평범한 꿈부터 용사가 되어 세상을 구하는 환상적인 꿈까지, 손님마다 원하는 것이 달랐습니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내가 최근 꾼 꿈들을 떠올렸습니다. 몇 년 전, 시험을 앞두고 불안했던 밤에 꾼 꿈이 떠오르더군요. 그때는 악몽이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불안마저도 소중한 추억이 됐습니다. 이 책은 그런 꿈들마저도 의미가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줬습니다.

특히 백화점의 사장 달러구트라는 캐릭터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는 신비로운 혈통을 가진 인물로, 손님과 직원 모두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네는 존재였습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깊이 와닿았고, 때로는 내가 힘들 때 누군가에게 듣고 싶은 위로 같았습니다. 이 캐릭터를 통해 작가는 꿈이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삶의 일부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할머니와 관련된 에피소드였습니다. 한 손님이 돌아가신 할머니를 다시 만나는 꿈을 꾸고 싶어 했고, 그 꿈을 통해 눈물을 흘리며 깨어났습니다. 이 장면을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졌습니다. 나에게도 소중한 할머니가 계셨는데, 그분이 떠난 뒤로는 꿈에서조차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 에피소드는 그런 그리움을 다시 떠올리게 했고, 동시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줬습니다.

또 다른 감동적인 이야기는 아이를 잃은 부부가 그 아이와 함께하는 꿈을 꾸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들은 꿈속에서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깨어난 뒤에도 그 감정을 간직하며 미소 짓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꿈이 현실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작가가 이런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습니다. 아마도 꿈은 단순한 잠의 일부가 아니라,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존재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이 외에도 책에는 잔잔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에피소드들이 많습니다. 각 손님의 사연이 나와 연결되지는 않더라도, 그들의 감정은 보편적이어서 공감이 갔습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고, 때로는 눈물을 훔치며 책장을 넘겼습니다.

이미예 작가는 이공계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작가의 길을 선택한 그녀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흥미롭습니다. 나는 이 점이 더욱 놀라웠습니다.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엔지니어에서 따뜻한 상상력을 펼치는 작가로 변신하다니, 대단한 용기와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그녀의 상상력은 이 책 곳곳에서 빛을 발합니다. 꿈을 상품으로 만드는 제작자들, 각 층마다 다른 주제의 꿈을 판매하는 백화점 구조, 손님들의 감정을 대가로 삼는 시스템까지, 모든 설정이 치밀하면서도 매력적이었습니다. 특히 꿈 제작자들의 개성이 돋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악몽을 만드는 막심이나 천재적인 꿈 제작자 킥 슬럼버 같은 캐릭터는 이야기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녀가 평소 꿈에 대해 얼마나 깊이 고민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넘어, 꿈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섬세하게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녀의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를 분석하며 쌓은 노력이 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 동안 여운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고, 내가 꾸는 꿈들이 단순한 무의식이 아니라 나만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새삼 다가왔습니다. 이 책을 읽은 뒤로는 잠들기 전이 조금 더 설레는 시간이 됐습니다. 오늘 밤은 어떤 꿈을 꿀까 기대하며 베개에 머리를 뉘었습니다.

또한 이 책은 나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물해줬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고,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꿈 백화점이라는 가상의 공간이지만, 그곳에서 만난 이야기들은 현실의 나를 위로해줬습니다. 특히 힘든 날,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이 책을 다시 펼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나에게 꿈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내가 원하는 꿈을 꾸는 법을 배웠고, 그 꿈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궁금해졌습니다. 이미예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며, 그녀가 또 어떤 세계를 펼쳐줄지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