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수업 - 윤홍균, 나를 다시 바라보게 한 책
윤홍균의 '자존감 수업'은 자존감이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를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정신과 의사로서의 경험과 통찰이 담긴 이 책은 나를 깊이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처음 이 책을 집어 든 이유
나는 늘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곤 한다. 하지만 그 시간이 항상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지는 않는다. 때로는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빠져들고, 또 때로는 남들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리곤 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서점에서 '자존감 수업'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자존감이라는 단어는 익숙했지만, 막상 그것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고민해본 적은 없었다.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이라는 점도 끌렸다. 전문가의 시선으로 풀어낸 이야기가 궁금했다.
책을 펼치기 전, 나는 자존감이 단순히 자신감과 비슷한 개념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하지만 첫 장을 넘기며 그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았다. 윤홍균은 자존감을 "내가 나를 얼마나 마음에 들어 하는가"라고 정의한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나는 과연 나를 얼마나 마음에 들어 하고 있었던 걸까? 스스로에게 던진 이 질문이 책을 읽는 내내 나를 따라다녔다.
자존감이 내 삶에 끼친 영향
책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자존감이 인간관계와 사랑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설명이었다. 나는 과거 연인과의 관계에서 끊임없이 확인받고 싶어 했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나를 정말 사랑해?"라는 질문을 반복했던 이유가 사랑에 대한 확신 부족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윤홍균은 이런 사랑의 패턴이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그 말을 읽으며 나는 과거의 나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직장 생활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상사의 피드백 하나에 무너지고, 동료의 사소한 말에 상처받곤 했다. 책에서는 이런 감정들이 자존감이 흔들릴 때 더 크게 다가온다고 설명한다. 나는 그동안 외부의 평가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나의 가치는 타인이 아니라 나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가장 공감했던 구절들
책 속에서 나를 가장 강렬하게 사로잡은 문장은 "과거는 바꿀 수 없고, 타인은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구절이었다. 나는 과거의 실수에 집착하고, 타인의 반응에 과도하게 신경 쓰는 버릇이 있다. 이 문장을 읽으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에 에너지를 쏟는 대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또 다른 인상적인 부분은 "자존감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늘 완벽한 결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하지만 윤홍균은 과정에 충실하면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존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말을 마음에 새기며 최근에는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며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런 작은 변화가 나를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실천으로 옮긴 변화들
이 책은 단순히 이론만 나열하지 않고, 실질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그중 "자신에게 사과하기"라는 실천이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나는 과거의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써보았다. "미안해, 그때 너무 스스로를 몰아세웠어"라고 적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그동안 나를 탓하며 괴롭혔던 마음이 조금 풀리는 느낌이었다. 이 연습은 나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첫걸음이 되었다.
또 하나 실천 중인 것은 "지금, 여기"에 집중하기다. 책에서는 이를 'Here and Now' 원칙이라고 부른다. 나는 요즘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주변을 관찰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다. 커피 한 잔을 마실 때도 향을 음미하며 그 순간을 즐기려 한다. 이런 습관 덕분에 불안한 생각이 줄어들고, 나 자신에게 더 마음을 쓰게 된다.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자존감이 단순히 높고 낮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것은 나를 어떻게 대하고,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가느냐의 문제였다. 나는 이제 나를 더 따뜻하게 바라보려 한다. 실수해도 괜찮고, 부족해도 괜찮다는 마음을 갖는다. 이런 태도가 나를 더 자유롭게 해준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특히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윤홍균의 친절한 문체와 공감 가는 사례들은 읽는 내내 위로가 된다. 이 책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준 친구 같은 존재였다. 누군가에게도 그런 친구가 되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남기는 생각
'자존감 수업'을 읽으며 나는 나를 새롭게 만났다.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삶의 색깔이 달라진다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은 단순한 심리학 서적이 아니라, 나를 위한 따뜻한 수업이었다. 읽는 내내 나와 대화하고, 나를 다독이는 시간을 가졌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는 조금씩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삶이 힘들 때마다 이 책을 다시 펼쳐볼 생각이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너는 충분히 괜찮아. 지금 이 순간도 잘하고 있어." 이 책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바로 나를 믿는 마음이다. 앞으로도 이 마음을 잃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