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까지 가자 - 장류진 | 나만의 독서 여정
장류진의 장편소설 '달까지 가자'는 세 명의 평범한 여성 직장인이 가상화폐라는 미지의 세계에 뛰어들며 꿈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일상과 엇갈리는 감정을 느끼며 깊이 공감했습니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
나는 책 표지를 넘기며 '달까지 가자'라는 제목이 주는 묘한 설렘을 느꼈습니다. 장류진이라는 이름은 이미 단편집 '일의 기쁨과 슬픔'을 통해 익숙했지만, 이번에는 그녀의 첫 장편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컸습니다.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 이야기가 주는 속도감에 단숨에 빠져들었습니다. 마론제과라는 가상의 회사에서 근무하는 다해, 은상, 지송이라는 세 인물이 등장하며, 이들의 평범한 일상이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근길 지하철, 회사에서의 소소한 대화, 월급날을 기다리는 마음까지, 마치 내 이야기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 책은 단순히 직장인의 애환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가상화폐라는 독특한 소재를 끌어와 현대적인 맥락을 더합니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의 이더리움 시세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이들이 과연 '달까지' 갈 수 있을지, 아니면 추락할지 궁금해하며 페이지 속으로 점점 더 빨려 들어갔습니다.
세 인물과 나의 공감
다해, 은상, 지송은 각기 다른 성격을 지녔지만, 공통적으로 '흙수저'라는 배경을 공유합니다. 나는 이들이 회사에서 겉돌고, 월급으로는 꿈을 이루기 힘들다는 현실에 좌절하는 모습에서 깊은 공감을 느꼈습니다. 나 역시 월급날을 기다리며 통장 잔고를 확인하고,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곤 합니다. 특히 다해가 이더리움에 투자하며 느끼는 설렘과 불안은, 내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망설일 때의 감정과 비슷했습니다.
은상은 이들 중 가장 먼저 가상화폐에 뛰어든 인물로, 그녀의 대담함이 나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게 우리 같은 애들한테 잠깐 열린 유일한 기회야"라는 그녀의 말은 가슴을 찔렀습니다. 나도 한 번쯤은 일확천금을 꿈꾼 적이 있기에, 그녀의 선택이 무모하면서도 이해가 됐습니다. 반면 지송은 신중하고 회의적인 태도로 친구들의 투자 열풍을 바라봅니다. 그녀의 망설임은 내가 낯선 도전에 쉽게 발을 들이지 못하는 모습과 닮아 있어 더 애틋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세 인물은 단순히 소설 속 캐릭터가 아니라, 내 주변에서 만날 법한 친구들처럼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들의 대화와 행동 하나하나가 현실적이어서,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 동안 이들과 함께했던 순간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가상화폐라는 롤러코스터
'달까지 가자'는 가상화폐 투자라는 소재를 통해 극적인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이더리움 시세가 오르내릴 때마다 세 인물의 감정도 함께 요동쳤고, 나 역시 그 흐름에 휩쓸렸습니다. 소설 속 시세가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장류진 작가는 이 소재를 단순한 배경으로 두지 않고, 인물들의 희망과 절망을 연결하는 중심축으로 활용합니다.
나는 가상화폐에 대해 잘 모르는 편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 세계의 매력과 위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했습니다. 다해가 처음 투자에 성공하며 환호하는 장면에서는 나도 덩달아 기뻤고, 시세가 급락할 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특히 은상이 큰돈을 벌고도 더 큰 욕심을 내는 모습은 인간의 끝없는 갈망을 보여주며 나를 숙연하게 했습니다. 이 롤러코스터 같은 전개는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가상화폐라는 주제는 단순히 돈을 버는 이야기를 넘어, 우리 시대의 불확실성과 기회에 대한 상징처럼 느껴졌습니다. 나도 언젠가 인생에서 큰 기회를 잡고 싶다는 바람을 품고 있기에, 이들의 여정이 더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우정의 빛과 그림자
이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은 세 인물 사이의 우정입니다. 다해, 은상, 지송은 회사에서 서로를 알아보고 친구가 되며, 힘든 순간을 함께 버텨냅니다. 나는 이들의 우정이 현실적이라 더욱 감동받았습니다. 서로를 위로하고, 때로는 다투며,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나와 내 친구들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하지만 가상화폐 투자가 깊어지면서 이들의 관계에도 균열이 생깁니다. 은상이 먼저 성공하고 다해가 뒤따라가자, 지송은 두 사람을 걱정하며 갈등을 겪습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우정이 시험받는 순간을 보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돈이라는 변수가 들어오자 서로의 가치관이 충돌하고, 그 과정에서 상처를 주고받는 모습이 너무나 인간적이었습니다. 나도 친구와 의견이 엇갈릴 때마다 느끼는 무력감이 있었기에, 이 장면들이 더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다시 손을 맞잡습니다. 나는 이 결말에서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서로를 받아들이는 우정의 모습은, 내가 바라는 관계의 이상에 가까웠습니다.
일상으로 돌아온 나
책을 덮은 후, 나는 다해가 투자를 통해 큰돈을 벌고도 회사로 돌아가는 선택을 곱씹었습니다. 그녀는 부자가 되었지만, 여전히 일상을 지키고 싶어 했습니다. 나는 이 선택이 단순히 안정감 때문이 아니라, 그녀에게 일이 주는 의미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 역시 일을 통해 나 자신을 증명하고, 작은 성취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삶의 가치를 느낍니다.
이 소설은 나에게 꿈을 좇는 동시에 현실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달까지' 가고 싶다는 열망은 누구나 품을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나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나는 다해처럼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매일 꾸준히 나아가는 삶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장류진의 문장은 빠르고 경쾌하면서도 묵직한 여운을 남깁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웃고, 긴장하고, 때로는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나를 위로하며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달까지 가자'는 나에게 단순한 소설 이상의 경험이었습니다.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희망과 좌절, 우정과 갈등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내 삶을 돌아보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장류진 작가는 이 작품으로 또 한 번 나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녀의 현실적인 문체와 세밀한 관찰력은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습니다. 나는 앞으로도 그녀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며, 또 어떤 세계로 나를 데려갈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았다면, 꼭 한 번 손에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나처럼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이 이야기에서 자신만의 공감과 위로를 찾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달까지 가자'는 나에게 잊지 못할 여정을 선물해준 소중한 책입니다.